아주 많이 진부한 소재
아마 오래 전부터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아닐까 생각한다. "선과 악"이라는 대립구조는 아니지만 가족이냐 아니면 돈(성공)이냐의 두 가지의 명확한 소재를 가지고 어떤 것을 선택했을 때 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에 과한 영화 말이다.
대개의 줄거리가 그렇듯이 이 영화 역시 성공한 사업가(잭 캠벨)가 젊은 시절 첫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멀리 떠나는 여자 친구(캐서린)를 공항에서 떠나보면서부터 내용이 갈리기 시작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우리에게는 액션스타 케서방으로 익히 알려진 니콜라스 케이지) 잭 캠벨이 집으로 가던 중 우연히 편의점에 들렀다가 그 안에서 총을 들고 설치는 강도를 만나게 되는데, 역시 성공한 재벌이라 그런지 돈으로 강도의 총을 사버리면서 강도를 진정시키게 된다. 캠벨은 강도에게 열심히 일하면 반드시 기회가 올 거라는 되지도 않는 말을 하지만, 강도는 "네가 자초(선택) 한 일이야"라는 쥐도 몰 알아들을 말을 하고 사라지게 된다.
이후 집에서 잠이 든 캠벨은 잠시 후에 이상한 소리에 잠을 깨게 되고,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게 되는데 이전과는 너무나도 다른 현실이 펼쳐지며 본격적인 스토리가 이어지게 된다.
당연히 캠벨은 영화의 주인공이기에 난감한 모든 상황을 극복해 나가고, 그러한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아 가는 내용이라 하겠다.
늘 그렇듯이 돈보다는 가족
이후의 상황은 성공한 사업가로 모자랄 것이 없던 호화스러운 생활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엉망진창인 평범한 집안의 가장이 되어 있는 모습이 보여지게 된다. 누구나 이 상황이면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고 뛰쳐나가지 않을까.
캠벨은 처음에는 초라한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만 이전의 현실에 있던 그 누구도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이러한 현실을 깨닫고 자신의 사업가 기질을 발휘하면서 차츰 성공해 나가기 시작하는데, 어떻게 보면 이전의 현실보다 성공을 이뤄 나가는 자신과 소중한 가족들 모두를 가질 수 있는 지금의 상황을 포기하기가 더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영화에서는 이것을 "잠시 되돌아 본 것뿐이다."라고 나중에 편의점에 있었던 강도가 알려주게 되는데, 이것은 마치 "스크루지"가 크리스마스이브에 악몽을 꾸게 되면서 개과천선 한다는 이야기와 흡사한 면이 있다고나 할까.
내 주위를 둘러보더라도 멀지 않은 곳에서 개과천선해야 되는 인간들이 널려 있는데, 이런 인간들부터 먼저 악몽 좀 꾸게 해주면 안 될까, 잠시나마 소망을 빌어본다.
영화 중간에서 캠벨이 캐서린과의 결혼식에서 직접 신부를 위한 노래를 부르는 촬영 영상을 보게 되는데, 영상속의 자신이 신부를 바라보면 노래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정말로 캐서린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족이 정말 중요하다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중요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빗나가지 않는 예측 가능한 결말
대부분의 영화가 그렇듯이 패밀리 맨 역시 누구나가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엔딩을 향해가는 열린결말을 보여주게 된다.
자칫 진부하게 보일수도 있겠지만, 감독은 이러한 점을 예상이라도 한 듯 영화 중간중간에 재미난 요소들을 넣어 놓은 것 같다. 일례로 캠벨과 캐서린이 야릇한 시간을 보내면서 키스하는 장면이 있는데, 분위기가 달아오를 때쯤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욕을 캠벨이 내뱉으면서 순식간에 분위가 싸해지는 장면 같은 것들 말이다. 생각해보니 내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마지막 엔딩은 꿈에서 깨어난 캠벨이 지난 시절 성공을 위해 포기했던 캐서린을 수소문 끝에 찾아내고, 캐서린이 파리로 떠난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공항으로 향하게 된다. 공항에서 마주한 캐서린에게 제발 커피만 한잔 하자고 매달리지만 끝끝내 거절하는 캐서린에게 캠벨은 꿈속에서 겪었던 결혼 생활을 이야기하게 되면서 그녀를 설득하게 된다. 그러면서 공항의 한 카페에서 둘이 마주보고 얘기하는 장면으로 마무리하게 되는데, 아마도 이 장면이 나에게는 여운이 가장 많이 남는 거 같다.(상단 포스터 장면) 아마도 나도 누군가를 만날 때의 설렘을 다시 느껴보고 싶은 마음에서 일까.(마누라가 알면 쳐맞겠지) 비단 이런 감정은 나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이들이 공통적으로 다시 느껴보고 싶은 감정이 아닐까 하는 뇌피셜을 남겨본다.(바람 조장하는 거 아님) 나는 이 영화와는 반대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보고 싶기도 한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미친듯이 돈을 하루 종일 써대도 하루가 모자랄 정도로 말이다.(근데 돈도 많고 행복한 가정도 같이 가지면 안 되는 거냐)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영화는 단순하게 :가족이 성공보다 더 소중하다는 말을 하고자하는게 아니라, 성공에 대한 가치를 너무 나쁘게만 보지 말고 다시금 생각해보자: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네요. 너무 앞만 보고 가지 말고, 가끔씩은 뒤를 돌아보라는 말일까, 어쩌면 가족은 등한시 한채 돈만 벌어오는 것에만 몰두하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그런데 그렇다고 엄청남 부자가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거는 어쩌면 정말 슬픈 현실이다. 크리스마트 이브나 연말연시에 온가족이 둘러앉아 얘기를 나누면서 보기에 정말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우리 가족들을 보고 있자니 한자리에 모여도 전부 스마트폰에만 열중하는 거 같다. 가족끼리 여행도 가고 쇼핑도 하고 외식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이런 영화를 보면서 다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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