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북, 두 남자의 삶을 변화시킨 특별한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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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그린 북, 두 남자의 삶을 변화시킨 특별한 여행기

by 반고수머리 2021.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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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 피터 패럴리("덤 앤 더머" 만든 감독)
  • 출연 : 비고 모텐슨(토니 발레롱가), 마허샬라 알리(돈 셜리)
  • 장르 : 실화바탕 코미디 드라마
  • 러닝타임 : 130분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온 두 남자의 만남

 항상 말보다는 주먹이 먼저 나가는 다혈질의 토니 발레롱가(이하 토니)는 뉴욕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나이크클럽이 문을 닫게 되자 토니는 생계를 위해 자신이 아끼는 시계를 전당포에 맡기게 되는 상황까지 가게 된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미국 남부지역을 돌며 공연 예정인 돈 셜리(이하 셜리)박사의 운전기사를 제안받게 되고 면접을 보러 가게 되지만, 셜리 박사가 흑인에다가 까다로운 조건(빨래 같은 잡일)을 제시하자 일당을 더 올려줄 것을 제안하지만 셜리 박사가 이를 거절하게 된다.

 돈 셜리 박사는 흑인이지만 어릴적부터 피아노 연주에 소질을 보였다고 한다. 나중에는 백악관에도 초청되는 등 미국에서는 그래도 명성이 있었으며, 교양과 품위를 지키면서 살아왔다.

 집에 돌아온 토니는 늦은 저녁에 셜리 박사의 전화를 받게 되는데, 셜리가 일당을 더 올려주기로 서로 합의가 되면서 운전기사를 맡게 된다.

 지금가지 살아온 배경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여정이 이제 시작된다.

 

험난한 여정을 시작하다

 미국 남부에서 약 8주간의 콘서트 일정으로 출발하는 날 토니는 그린북이라는 책자를 받게 되는데 이 책자는 흑인 여행자들을 위한 숙박 시설과 음식점들을 소개해주는 책이었다. 

 서로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자동차라는 좁은 공간에서 만났으니 당연히 첫날부터 조용할 리가 없다. 셜리 박사는 토니의 거칠 말투와 행동 등을 문제 삼으며 이를 고치려고 하고, 토니는 무슨 상관이냐며 무시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책임감이 강한 토니는 스타인웨인 피아노만으로 연주하는 셜리를 위해 공연 담당자의 싸대기를 날려가면서 까지 피아노를 바꿔주기도 한다.

 공연 일정에서 셜리박사는 한 저택에서 연주하는 중간에 화장실을 이용하려다 이를 제지당해 30분이나 걸리는 숙소에서 볼일을 보는가 하며, 마음에 드는 양복을 입어보려 상점에 들아갔다가 거절을 당하는 등 인종차별을 당하게 된다.

 비가 쏟아지는 늦은 밤 다음 공연장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그지역 경찰에게 불시검문을 당하게 되는데, 이곳은 밤에는 흑인이 돌아다니면 안 된다는 말과 함께 모욕적인 언어를 내뱉는 경찰에게 토니의 주 특기인 주먹이 날아가면서 둘은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다. 이에 셜리는 어렵게 전화 한 통화를 어디론가 하게 되는데 잠시 후에 주지사로부터 경찰서로 전화가 오면서 둘은 풀려나게 된다. 셜리가 연락했던 인물은 바로 케네디였으니 경찰이 놀랄 만도 하다.

 여기서 셜리박사는 "나는 평생 차별을 받고 살아왔는데, 당신은 그 짧은 순간도 못 참냐"라며 토니를 다그친다. 

 

인종을 뛰어넘는 우정

 드디어 공연의 마지막 날 공연 장소에서 연주를 하기 전에 저녁식사를 먼저 하려고 했던 셜리에게 지배인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이곳에서 저녁 식사를 할 수 없다고 제지하였고, 이에 분노한 토니가 지배인에게 주먹을 날리려는 순간 셜리가 제지하면서 "당신이 원하면 나는 괜찮으니 공연을 하겠다."라고 한다. 이에 토니는 셜리와 함께 마지막 공연 장소를 나오게 되는데 여기서 돈이나 인종을 떠나 그간 묻혀왔던 감정들이 사라지면이 둘의 우정이 드러나는 장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은 흑인들이 출입하고 식당에 들어가서 저녁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운다. 그곳에서 토니는 바텐더에게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여기 있다고 소개하면서 셜리는 식당 안에서 낡은 피아노로 신나는 연주를 하게 되면서 순간 파티장으로 변신하게 된다. 

 

집으로 향하는 길

 크리스마스 이브를 코앞에 두고 지칠 대로 지친 토니와 셜리는 눈이 많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서둘러서 집으로 향하기로 한다. 그런데 가는 중간에 또다시 지역 경찰에게 불시검문을 받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될 것을 예측했지만 경찰은 차량의 뒷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위험을 알려주려 했던 것이었다. 토니가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 출발하려고 시트에 앉자 경찰이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인사를 건네는 순간 선물이라도 받은 것 같이 마음이 따뜻해졌다.

 장시간 운전에 지친 토니가 쉬어 가자고 하자 지금 쉬면 제때에 도착할 수 없으니 자신이 운전을 하겠다고 하여 마침내 뉴욕에 도착하게 된다.

 집에 토착한 토니는 크리스마스이브로 모인 가족들이 반겨주는 반면 셜리는 텅 빈 집안에 집사만이 홀로 맞아주게 된다. 셜리는 집사를 가족과 함께 보내라며 돌려보내게 되고 홀로 생각에 잠기게 된다.

 토니 역시 집에 오긴 했으나 뭔가 허전한 마음이 계속 남는다. 그 와중에 전당포 주인과 부인이 찾아와 이를 맞이하게 되는데 그들 바로 뒤에 셜리 박사가 있었다. 둘은 기쁜 마음으로 서로 포옹하며 셜리 박사를 토니 가족에게 소개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에 대해서

 우리에게는 반지의 제왕에서 아라곤으로 익히 알려진 배우 비고 모텐슨이 중년의 모습에 배가 나오고 욕을 아무렇지 않게 뱉어 내는 등 망가진 모습에서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다.

 비고 모텐슨은 영화를 찍기 위해 20Kg 가량을 살을 찌웠다고 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유난히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이해되는 대목이다.

 영화에 나오는 그린북이 실제로 존재했었다고 하는데, 얼마나 인종차별이 심했으면 이런 책까지 나왔는지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또는 뒤바뀐 듯한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함께 떠난 여정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해가는 모습은 가슴에 잔잔하게 다가온다.

 어떻게 보면 토니의 인생을 셜리가 셜리의 인생을 토니가 살아온 것만 같은 설정이 그 시대를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백인들이 흑인들에게 가했던 고통과 비참은 삶은 역사 곳곳에 남아있다. 아직도 아무렇치 않게 인종차별을 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영화에서 곳곳에 심어둔 것을 볼 수 있다.

 토니와 셜리는 계속해서 우정을 유지하다가 2013년에 몇달의 차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인생의 마무리도 멋지게 하는 건가.

 우리는 이영화를 보고나면 한 번씩 내 주변의 친구들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내 속에 있는 것들을 다 꺼내 놓을 수 있는 친구가 과연 몇이나 될까? 이러한 친구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히 행복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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