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잡(2015), 가무사리 숲에는 나의 마음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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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우드잡(2015), 가무사리 숲에는 나의 마음이 자란다

by 반고수머리 2022.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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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야구치 시노부

출연 : 소메타니 쇼타(히라노 유키),

        나가사와 마가미(이시이 나오키)

        이토 히데아키(이다 요키)

 

단순한 시작이 운명이 되다

우리의 주인공 유키 시작부터 대학시험에서 낙방하고 여자 친구한테 차이고 뭔가 꼬인다.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래 부르고 춤추면서 기분을 달랜다. 집에 가는 길에 산림연수생 지원 책자를 운명처럼 집어 든다.

다음날 무작정 기차에 올라타고(사실은 지원 책자 표지에 나와있는 여자 모델에 반해 지원한듯한 후에 바로 나오지만 표지는 연출된 것이라고 책자 밑에 겁나 작게 쓰여 있다) 임업조합을 찾아간다.

오래된 시골 기차역과 떠나가는 단칸 기차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정겹다.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듯하다.

단순히 산림연수생 표지 모델을 보고 시작한 연수생 훈련이 쉽지만은 않다. 전기톱, 도끼, 나무 타기 등 까딱하다간 목숨이 날아갈 판이다. 게다가 훈련 도중 칼날에 손이 베여 피를 보기도 한다. 어렵사리 훈련을 마치고 가무사리 숲에 있는 나카무라 임업에 연수생으로 배치받은 유키. 훈련소에서 터프하기로 유명한 이다 요키 선생의 집에 머물게 되는데, 이제부터가 고생길이 시작되는 듯하다.

가무사리 숲 마을과 장인 정신

우드잡은 우리에게는 기생수 영화로 잘 알려진 "소메타니 쇼타"가 임업에 입문하게 되고, 가무사리 숲의 마을에 가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임업)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임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나무에 대한 사랑과 전통을 엿볼 수 있다. 가무사리 숲이라는 배경으로 아름다운 숲과 마을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될만하다. 가무사리 마을에서는 대대로 임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마을로 단순히 나무를 베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다시 심고 가꾸면서 대대손손 업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담고 있다. 아마도 이런 장인 정신은 우리도 배워야 할 가치인 것은 분명하다. 일본이라고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배울 건 배우자.

혼자 힘으로 작은 나무를 베어 보는 유키, 뿌듯함에 엄지를 들어 보이지만 요키는 자만하지 말라고 한다. 바로 옆에서 커다란 나무를 베어내는 요키와 넘어가는 커다란 나무를 보면서 유키는 희열을 느낀다.

나카무라 임업의 참나무는 1그루에 80만 엔(850만 원 정도)에 경매에 팔리게 되고, 이것을 본 유키는 나무를 몽땅 베다 팔면 억만장자가 되겠다고 말하지만, 요키는 선조가 키운 나무를 전부 다 팔면 다음 세대는 100년도 못 가서 대가 끊긴다. 그래서 묘목을 계속 심으면서 가꾸어야 한다고 한다. 일을 잘했나 못했나 결과가 나오는 것을 우리가 죽은 다음이야.라는 대목에서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하고 할 수 있는 마을의 축제가 있는데, 근데 왜 일본 이것들은 맨날 헝겊 쪼가리 하나만 걸치고 나오냐, 이게 왜 12세 이상 관람가인지 의문이다. 하여간 이 축제로 인해 유키를 마을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어느새 나뭇잎의 냄새가 너무나 향기롭다. 진정한 산림인으로 거듭나는 유키의 모습이 자랑스러워진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자

가벼운 코미디의 영화이지만 우드잡을 다 보고 나면 많은 여운이 남는다. 청년, 장년 할 것 없이 미취업자가 넘쳐나는 요즘, 내가 살아온 환경도 그렇지만 우리는 너무나 입시에 목을 매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지금의 아이들 또한 그러한 전례를 계속 이어나가게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좋은 대학을 나오고 돈 많이 버는 직업을 가졌다고 해서 행복할까? (아마도 요즘 같은 때에는 행복할 거 같기도 하다. 좋은 대학은 못 나왔지만 돈이라도 많으면 행복하지 않겠는가. 둘 중에 하나라도 갖고 있는 게 현실적인 대답이겠지. 그렇다고 본인을 속물 취급하지 말아 주길 바란다)

적어도 내 아이만큼은 장차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한 세상을 만들어 주는 것 또한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이렇게 말하는 나 또한 정작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래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은 어쩔 수 없다라도 그 외에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라도 하고 살자.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집으로 향하는 유키, 이미 마을 사람들과 정이 많이 들었는지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다시 도시로 돌아온 유키, 이전에는 익숙하기만 했던 것들이 이제는 낯설기만 하다.

집앞에서 머뭇거리다 익숙한 냄새를 맡고 찾아가게 되는데 그곳은 다름아니 나무로 집을 짖고 있는 공사장이었다. 이제는 깨닫는다 자신은 더 이상 숲을 떠나서는 살 수 없음을, 마을에서 들고온 살무사 술병을 부모님 집앞에 내려놓고 다시 가무사리 숲으로 향하는 유키,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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